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노동시장 ‘탄탄’
경기침체가 촉발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아직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부는 8일 발표한 6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7만2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38만4000개)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6만5000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5만 개였다. 그동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특수를 누리다 실적이 악화한 몇몇 ‘빅테크’ 기업과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등 일부 업종에서 해고 발표가 잇따랐으나, 대부분의 업종에서는 여전히 고용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사무서비스업에서 7만4000개, 레저접객업에서 6만7000개, 보건의료업에서 5만7000개의 일자리가 각각 증가했다. 레저접객업에 고용된 인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130만 명 모자란 상태다. 6월 실업률은 3.6%로 4개월 연속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50년 만의 최저치였던 2020년 2월 3.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연준이 고용 회복의 척도로 가장 주목하는 지표인 경제활동참가율은 62.2%로 전월과 거의 비슷했으나, 팬데믹 직전보다는 1.2%포인트 낮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1달러(0.3%) 오른 32.08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보다는 5.1% 올라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이날 지표들에서 나타난 노동시장의 힘은 점점 높아지는 시장의 경기침체 공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용보고서가 나오자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종전 93%에서 96%로 높아졌다. 이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높아진 금리 부담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 연준 인사로 꼽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음 회의에서도 75bp(0.75% 포인트, 1bp=0.01%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며 자이언트 스텝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파르게 올라가는 금리가 결국은 미국의 고용시장을 일정 부분 약화할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우세하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미국 경기침체 경기침체 공포 금리 선물시장 전문가 전망치